중국의 미래를 열어갈 ‘주링허우(90后)’
2016-09-29張頤武
글|장이우(張頤武, 베이징대학교 문화자원연구센터 주임)
중국의 미래를 열어갈 ‘주링허우(90后)’
글|장이우(張頤武, 베이징대학교 문화자원연구센터 주임)
얼마 전까지 만해도 중국인 가운데 푸위안후이(傅園慧)를 아는 사람은 몇 안 됐을 것이다. 그러나 8월 8일 이후 그녀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주링허우(90後, 90년대 출생자)’ 수영 선수인 그녀가 8일 리우올림픽 인터뷰에서보여준 생기 넘치는 풍부한 표정과 솔직하고 유머러스한 태도가 중국 인터넷에 빠르게 퍼지면서 그녀는 ‘화제의 인물’이됐다. 개성이 뚜렷한 그는 대표적인 ‘주링허우’로 전세계에 중국 젊은이의 또 다른 면을 보여주었다.
오랫동안 중국의 ‘주링허우’는 중국과세계 여론의 관심 대상이었다. 그들의 이미지와 특징은 꾸준히 주목을 받아왔다. 소위 ‘디바 출정(帝吧出征, 바이두의인기있는 커뮤니티인 디바를 통해 이모티콘, 우호적인 댓글 등의 방식으로 자신의생각을 표현하고 권리를 보호하는 행위)’이나 인터넷 라이브, 인터넷 드라마 등의새로운 문화 현상에서 그들의 현실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중국의청년 주체는 ‘바링허우(80后, 80년대 출생자)’에서‘주링허우’로 넘어갔고‘주링허우’가 사회 각 분야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들은 향후 중국의 발전 방향과 사회 형태에 결정적인 영향을미칠 것이다.
서방을 놀라게 한 신세대
중국의 세계적 지위가 높아지면서 ‘주링허우’ 청년 세대의 전세계적인 의미와역할도 부각되기 시작했다. 일부 서방 관찰자나 비슷한 시각을 가진 사람들은 이세대 청년들이 자신들의 생각대로 움직일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젊은이들은 몇 세대 전 사람들이 겪었던 어려움을 경험해보지 못했고 전통교육도 많이 받지 않았다. 이들은 개방된 환경에서 자라고 서방의 문물을 보았기 때문에‘서방이 중국보다 좋다’고 생각할 것이라는 서방 관찰자들은 판단했다.
그러나 ‘디바 출정’과 가치관이 부정확한 스타 혐오 등에서 관찰자들은 중국의‘주링허우’가 자신들이 생각한 것과는다르다는 것을 발견했고, 이에 놀라고 심지어 걱정하기도 했다. ‘주링허우’의 표현방식은 전(前) 세대 사람들과는 확실히 다르지만, 큰 관점에서 보면 ‘주링허우’는오히려 더 강렬하게 표현한다. 이는 중국의 미래와 젊은이에 대한 일부 서방 사람들의 예상과는 크게 다른 것이고 많은 중국인들도 곤혹스러워하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중국의‘주링허우’ 세대와 세계와의관계를 어떻게 객관적으로 인식할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다.
‘주링허우’는‘바링허우’와 같이 논의되곤 한다. 두 세대는 확실히 비슷한 점이있다. 그들 모두 중국 역사상 가장 부유하고 개방된 시기에 성장했고, 모두 인터넷시대에 살고 있으며, 중국이 20여 년 동안진행한 한 자녀 정책 시기에 태어났다. 그들 모두 상대적으로 박학다식하고, 교육수준이 높고 개방된 시야를 갖고 있으며,국제적인 경험이나 생활 수준 모두 과거몇 세대 사람들보다 많거나 높다. 물론 이두 세대는 비슷한 약점이 있다. 예를 들어어려움을 견디는 능력과 인간관계 능력이부족하다는 점이다.
비슷한 점을 제외하고 두 세대는 시대적 배경에 뚜렷한 차이가 있다. 개혁개방초기에 성장한 ‘바링허우’의 유년시기는사회가 먹고사는 문제 해결 단계로 갓 들어선 때였고, 중산층이 아직 성장하지 않았으며, 식견과 생활수준 등도 여전히 제한적이었다. 반면 ‘주링허우’는 중국의 발전 속도와 생활 변화가 가장 빠른 시대에성장했다. 80년대 중국의 중요한 지표 중하나가 TV 보급이었다는 점을 보면 ‘바링허우’는 ‘TV 세대’라고 할 수 있다. 반면90년대 중반 이후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이시기에 성장한 ‘주링허우’는 진정한 ‘인터넷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차이 때문에 ‘주링허우’는 ‘바링허우’와 다른 특징을 보인다. 첫째, ‘바링허우’는 자신을 전 세대 사람들과 동일선상에 놓고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전 세대와 다른 것을 추구했다. 작가 궈징밍(郭敬明)과 한한(韓寒)이 그 예다. 그러나 인터넷 시대에서 자란‘주링허우’는 자신만의 완벽한 세계가 이미 있기 때문에 전 세대를 상대적으로 존중하고 반감이 없다. ‘주링허우’가 자신의세계를 동등하게 펼치기 때문에 전 세대는그들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만화 문화에서 비롯된 ‘2차원’ 문화 경험은 자기만족에 가깝고 대단히 풍부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기성세대는 이런 문화와 생활 형태를 종종 낯설게느낀다.
둘째, ‘주링허우’는 박학다식하다. 그들은 인터넷 또는 현실에서 얻은 국제 경험이 많다. 그들이 자신의 생활에 거는 기대는 과거와 다르다. 최근 몇 년 중국 사회의 중산층 비율이 빠르게 높아졌고 사회보장 등도 개선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주링허우’는 기본 생존에 문제가 없다. 게다가 상속세가 없기 때문에 윗세대가 열심히모은 재산을 무조건적으로 상속받을 수 있어 그들은 과거 몇 세대 사람들이 가질 수없었던 재산을 소유하게 될 것이다. 이런이유로 그들은 서방의 청년 세대와 자신을동일선상에 놓으며 행동한다. 이들은 몇세대 전 사람들보다 더 자신감과 안정감이있다.
요즘‘주링허우’의 식견과 시야는 상대적으로 폐쇄된 환경에서 자란 세대보다훨씬 넓다. 전 세대 사람들 중 상당수가서방의 풍족한 생활상을 갑자기 마주하고크게 놀랐다. 필자는 한 선배가 70년대말미국에서 거대한 마트를 봤을 때 느꼈던충격을 들은 적이 있다. 폐쇄된 환경이 갑자기 개방되자 사람들은 급진적이거나 보수적으로 관념이 바뀌는 등 극단적인 반응을 보였고 이후 많은 경험을 쌓고서야 성숙해질 수 있었다.
요즘 젊은이 중에는 많은 수가 국제경험이 있어 지식과 인터넷으로 인한 새로운 감각이 과거에 비해 훨씬 넓고 많다.‘세계 2대 경제체’라는 무대도 인식 면에서 그들이 보다 이성적일 수 있게 만들었다. 따라서 서방을 맹목적으로 숭배하지않으며 보다 탄력적인 관념을 갖게 해 개인의 현실에서 출발한 이성적인 선택 능력이 강하다.‘주링허우’ 유학생 중 서방국가에 남으려고 애쓰는 사람은 드물다. 그들은 발전 공간이 더 큰 곳을 객관적으로고려한다. 그래서 귀국을 선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지금은 중국에서 발전을 꾀하는 것이 서방에 남는 것보다 낫고 생활 조건도 별 차이가 없다. 또한 ‘주링허우’ 세대는 마음이 비교적 안정되어 서방을 보다‘직시’하며, 서방 모델을 그대로 모방하는것이 현실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있다. 그들은 서방과 중국의 현실을 대조하면서 보다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능력과보다 확실한 인식을 갖게 됐다.
조국을 더 높은 무대로
〈푸위안후이의 개인 이모티콘〉
물론‘주링허우’는 중국의 현실에 대한 요구가 더 새롭고 높다. 예를 들어 환경, 개성 발전, 생활 형태, 개인 권리 등이다. 이런 요구는 그들의 ‘박학다식’에서나온 것이다. 개인의 느낌, 특히 행복에대한 관심이 ‘주링허우’의 눈에 띄는 특징중 하나다. 어떤 면에서 그들의 행복 지향적 성향 때문에 현재 중국의 발전을 더 많이 인정하고 중국 사회의 진보를 더 많이기대하는 것일 수도 있다.
중국의 현실에 요구와 불만이 많지만안정적이고 자신감 있는 마음가짐과 개인의 행복, 사회 발전을 똑같이 바라기 때문에 ‘주링허우’는 급진적인 주장을 하지 않는다. 중국이 이미 이룩한 비교적 높은 수준의 풍부한 생활 체험과 상대적으로 성숙하고 표현력을 지닌 대중문화 등을‘주링허우’는 인정한다. 그들은 기존의 것을 바탕으로 한 진보를 바란다. 그들의 표현 방식과 사고의 맥락이 전 세대와는 많이 다르지만 그들의 국가 의식과 사회 의식은한결같다. 때문에 그들은 ‘디바 출정’에나서고 페이스북에 중국의 풍경과 음식을올리는 등 개성 있는 다양한 방식으로 의식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전 세대 사람들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다.
현재 ‘주링허우’ 세대의 모습은 나쁘지 않다. 빠르게 발전하면서 개방이 확대되는 사회는 젊은 계층을 사회 주류에서멀어지게 하거나 격리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안정 속에서 의식을 갖고 차이 속에서조화를 이루는 관계를 형성시킨다. 중국의현대사 발전은 연속적인 과정으로, 장점과한계가 있는‘주링허우’야말로 이 과정의새로운 요소다. 사회의 성공은 그 사회의젊은이가 더 큰 동질감을 느끼도록 하는것으로 나타나며, 사회와 국가도 이로 인해 더 큰 응집력이 생긴다. 앞으로 중국인은 자신감이 더 넘칠 것이며,‘주링허우’에게는 조국을 ‘더 높은 무대’로 올려놓을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